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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3.27 협동조합, 오래된 미래, 희망, 또다른 기업
<협동조합, 오래된 미래, 희망, 또다른 기업>

공동육아를 통해오래전 협동조합 조직을 경험해본 터이지만 협동조합의 역사와 실무는 최근에 책을 통해 처음으로 정리를 하게 되었다.
협동조합은 주식회사보다 더 오래된 기업형태로서, 몬드라곤이나 COOP같은 생협의 성공사례를 통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대안(?) 또는 자본 중심의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대안으로 많이 언급되고 있다.



스테파노 자마니의 저서를 번역한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는 책은 협동조합의 역사와 현황을 일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분야 연구의 권위자답게 주요 나라별 협동조합의 역사와 사례를 잘 정리하고 있고, 협동조합의 성격에 대한 정치경제적 관점에 대한 소개도 짧게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부록에는 국내방문시 주고받은 질의응답과 우리나라 협동조합기본법 해설과 예제도 실려 있어 실무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특히 저자는 협동조합을 건강한 시장경제에 필요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자본주의 경제의 근본적 대안 또는 그 길을 지향하는 성격의 조직이라는 관점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협동조합만들자>는 오랫동안 협동조합에 관여한 국내 저자들이 집필한 책으로서, 위 책과 함께 읽으면 상호보완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스테파노 자마니보다 좀더 깊게 협동조합의 등장 배경을 설명하고, 몇가지 핵심 사례를 중심으로 깊게 분석하고 있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또한, 분야별로 가상의 협동조합 설립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설립시 주의해야 할 점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어, 조합설립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협동조합의 원형을 제시한 로버트 오웬을 다시 만나게 된 점이 반가웠다. 맑시즘에서는 '공상적' 사회주의자로서 몽상적인 사회개혁가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간 오웬이었고,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초기에 상부상조, 공존공생의 정신으로 자신의 방적공장에서 새로운 기업 운영 형태를 앞장서 적용하며 자신이 발딛고 선 자리에서 대안을 만들어나갔다는 것에 눈길이 갔다. 공상적 사회주의라고 불리는 '유토피아' 사회주의에 대해 좀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책이다. 


 그리고, <백만개의 조용한 혁명>이란 책은 AFP의 경제·사회 문제 전문 기자가 쓴 책으로서,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 주식회사와는 다른 형태의 조직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함께 읽어보면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 최빈국에서 유럽, 아시아, 남미에 이르기까지, 협동조합, 토지공유, 자주관리, 지역화폐, 도시 농업 등  다양한 형태의 시도와 성공 사례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다른 세계’가 이미 우리가 사는 세상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의심이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소소한(?) 한가지는, 협동조합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빠지지 않고 얘기되는 몬드라곤에 대해 저자는 다소 비판적이라는 점이다. 
협동조합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종업원의 절반도 조합원이 아니고, 자회사도 대부분 주식회사인 몬드라곤을 협동조합으로 볼 수 있겠느냐, 이제는 협동조합의 정신을 지향하는 일반회사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평가한다. 
이 부분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협동조합의 생존, 발전, 확장 전략이나 지향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볼 수 있다.  

끝으로, 주식회사와 협동조합의 근본적 차이에 대해 좀더 관심이 있다면 ,주식회사 '법인격'의 본질을 개념에서 시작하여 깊이있게 분석하고 있는  김상봉 철학교수가 쓴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도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그럼, 협동조합을 생각하는 분들이 먼저 정리해야 할 점은 어떤게 있을까?
먼저, 어쨌거나 협동조합도 '기업'이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인데 왜 굳이 협동조합이란 형식을 갖추는지, '착한 기업',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의 차이는 무엇인지, 협동조합의 장단점은 무엇이고, 그것을 감당할 준비가 되었는지 등에 대해 충분한 고민과 직접 또는 간접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도 '창업'의 일종이며, 결코 동호회나 친목모임이 아니며, 서로의 지향이나 철학이 같다고 일단 만들고 시작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Posted by 티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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