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가슴은 뜨겁게 접촉은 가볍게

밥 버그,존 데이비드 만 공저/안진환 역
앱북스 | 2011년 11월

세일즈란 무엇인가, 세일즈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처럼 생각하는 것이 나 혼자만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꼈다.

"우리는 그것을 '사람들이 하길 원하지 않는 어떤 것을 하도록 납득시키는 일'로 간주한다"

이것이 영업에 대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이다. 그래서, 끈질김과 붙임성과 넉살과 독함이 성공적인 세일즈의 기본이자 증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업에 대한 전투적(?)인 태도가 오히려 고객에게 거리감과 불쾌감을 느끼게 하고, 성공적인 영업에 해를 끼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요즘은 덜해진 곳도 있긴 하지만, 백화점 매장을 걷다가 옷에 눈길만 줘도 1초만에 튀어나오는 매장점원의 영업멘트에 기가 질려 아예 옷을 고를 엄두도 못내던 경험도 떠오른다. 
좋은 상품 나왔다고, 나도 가입한 상품이라며 가입을 권유하는 보험설계사의 영업도 부담스럽다. 

"세일즈맨은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을 세 단어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가치를 창조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한가지 핵심 단어를 뽑으라면 '가치'다. 고객에게 가치를 주기 위해 모든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내 물건을 팔기 위한 영업 스킬의 차원이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공감하고 불만조차도 일단 이해하고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은 좇으면 도망간다. 돈이 나를 좇아오게 만들어야 한다'는 흔한 말처럼, 이 책은 "돈은 가치의 메아리이자 가치라는 번개를 따르는 천둥이다."라고 표현한다.

" '이렇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질문 자체는 나쁜게 아니야. 오히려 훌륭한 질문이지. 다만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서는 안 될 질문이라는 걸세." 
 
"결국 세일즈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뭔가를 얻어내는 노력'으로 보는 것이다...진실을 말하자면 세일즈는 '기꺼이 베푸는 노력'이다."

"세일즈는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함께 하는 것이다."
 
영업에 대한 책이지만, 내게는 세상사는 태도에 대한 얘기로도 들린다.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의 기본 태도, 비즈니스 전반에 적용해도 훌륭한 충고라는 생각이 든다. 

'얻고자 한다면 먼저 주라'는 GIVE & TAKE가 아니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 상대에게 기꺼이 베풀어야 한다. 그래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을 벌고 싶다는 욕망의 인정과 벌고 싶다면 상대방을 돈벌이의 수단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로 인정하고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일즈란 당신의 생계를 다른 사람의 결정에 맡기는 과정이다. 즉, 다른 사람들을 전폭적으로 신뢰할 때만 성공이 가능한 비즈니스라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너무도 많은 세일즈맨들이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자신들이 세일즈 결과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다."

"당신의 목표가 오로지 물건을 파는 것이라면 당신의 성공은 고객의 결정에 의해 좌우된다. 하지만 당신의 목표가 상대방을 위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라면 성공은 당신의 노력 여하에 좌우된다."

팔기 위해서 팔려고 하면 힘들다. 불편하게 만들고 스스로 힘들고 때론 비굴해진다.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남의 성공을 위해서 기꺼이 함께 하는 노력과 실천이다. 그것이 핵심이다. 삶을 주체적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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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오래된 미래, 희망, 또다른 기업>

공동육아를 통해오래전 협동조합 조직을 경험해본 터이지만 협동조합의 역사와 실무는 최근에 책을 통해 처음으로 정리를 하게 되었다.
협동조합은 주식회사보다 더 오래된 기업형태로서, 몬드라곤이나 COOP같은 생협의 성공사례를 통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대안(?) 또는 자본 중심의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대안으로 많이 언급되고 있다.



스테파노 자마니의 저서를 번역한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는 책은 협동조합의 역사와 현황을 일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분야 연구의 권위자답게 주요 나라별 협동조합의 역사와 사례를 잘 정리하고 있고, 협동조합의 성격에 대한 정치경제적 관점에 대한 소개도 짧게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부록에는 국내방문시 주고받은 질의응답과 우리나라 협동조합기본법 해설과 예제도 실려 있어 실무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특히 저자는 협동조합을 건강한 시장경제에 필요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자본주의 경제의 근본적 대안 또는 그 길을 지향하는 성격의 조직이라는 관점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협동조합만들자>는 오랫동안 협동조합에 관여한 국내 저자들이 집필한 책으로서, 위 책과 함께 읽으면 상호보완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스테파노 자마니보다 좀더 깊게 협동조합의 등장 배경을 설명하고, 몇가지 핵심 사례를 중심으로 깊게 분석하고 있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또한, 분야별로 가상의 협동조합 설립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설립시 주의해야 할 점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어, 조합설립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협동조합의 원형을 제시한 로버트 오웬을 다시 만나게 된 점이 반가웠다. 맑시즘에서는 '공상적' 사회주의자로서 몽상적인 사회개혁가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간 오웬이었고,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초기에 상부상조, 공존공생의 정신으로 자신의 방적공장에서 새로운 기업 운영 형태를 앞장서 적용하며 자신이 발딛고 선 자리에서 대안을 만들어나갔다는 것에 눈길이 갔다. 공상적 사회주의라고 불리는 '유토피아' 사회주의에 대해 좀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책이다. 


 그리고, <백만개의 조용한 혁명>이란 책은 AFP의 경제·사회 문제 전문 기자가 쓴 책으로서,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 주식회사와는 다른 형태의 조직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함께 읽어보면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 최빈국에서 유럽, 아시아, 남미에 이르기까지, 협동조합, 토지공유, 자주관리, 지역화폐, 도시 농업 등  다양한 형태의 시도와 성공 사례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다른 세계’가 이미 우리가 사는 세상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대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의심이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소소한(?) 한가지는, 협동조합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빠지지 않고 얘기되는 몬드라곤에 대해 저자는 다소 비판적이라는 점이다. 
협동조합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종업원의 절반도 조합원이 아니고, 자회사도 대부분 주식회사인 몬드라곤을 협동조합으로 볼 수 있겠느냐, 이제는 협동조합의 정신을 지향하는 일반회사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평가한다. 
이 부분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협동조합의 생존, 발전, 확장 전략이나 지향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볼 수 있다.  

끝으로, 주식회사와 협동조합의 근본적 차이에 대해 좀더 관심이 있다면 ,주식회사 '법인격'의 본질을 개념에서 시작하여 깊이있게 분석하고 있는  김상봉 철학교수가 쓴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도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그럼, 협동조합을 생각하는 분들이 먼저 정리해야 할 점은 어떤게 있을까?
먼저, 어쨌거나 협동조합도 '기업'이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인데 왜 굳이 협동조합이란 형식을 갖추는지, '착한 기업',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의 차이는 무엇인지, 협동조합의 장단점은 무엇이고, 그것을 감당할 준비가 되었는지 등에 대해 충분한 고민과 직접 또는 간접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도 '창업'의 일종이며, 결코 동호회나 친목모임이 아니며, 서로의 지향이나 철학이 같다고 일단 만들고 시작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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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가 수단이자 목적으로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추구하고 그 구성원들이 모두 행복한 기업, 사회적으로도 의미있는 기업을 만들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기존 통념을 완전히 뒤엎는 주장들이 숱하게 쏟아져 나오는 책들이다. 물론 여기서 언급하는 관점이나 원칙이 어느 기업에나 통할 수도 없고, 정답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직적 조직구성, 감시와 통제, 이윤추구, 경쟁, 성과에 대한 물질적 보상 등이 기업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라는 주장과 상식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에서 균형있게 볼 수 있는 기회는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외에도 좋은 책들이 많겠지만 내가 읽은 책 중에서 나름대로 주제를 잡아 뽑아봤다. 

1. 사람에 대한 이해, 경쟁에 대하여  
- 경쟁에 반대한다, 알피 콘 저/이영노 역 | 산눈
- 드라이브 , 다니엘 핑크 저/김주환 역 | 청림출판

2. 경영 철학 
- 아이아스 딜레마, 폴 우드러프 저/이은진 역 | 원더박스  
- 언리더십, 닐스 플레깅 저/박규호 역 | 흐름출판

3. 조직 운영 
- 착각하는 CEO, 유정식 저 | 알에이치코리아(RHK) |
- 보스를 해고하라,  김인수 저 | 부키 
-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리처드 루멜트 저/김태훈 역 | 생각연구소 |
- Slack 슬랙, 톰 드마르코 저/류한석,이병철,황재선 공역 | 인사이트(insight)
- 소기업 사장학, 이시노 세이이치 저/김상헌 역 | 명솔출판
- 뛰어난 직원은 분명 따로 있다, 김경준 저 | 원앤원북스 

4. 문제해결의 관점과 기법 
- 실패학의 법칙, 하타무라 요타로 저/윤정원 역 | 들녘미디어
- 문제해결사 , 유정식 저, 지형 
- 점핑, 장호준,정영훈 공저 | 살림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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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다가 안정되지만 행복하지 않은 명확한 미래를 버리고, IT 업계에 뛰어들어 스스로 벤처업계의 성공사례가 되기도 했고 지금도 벤처투자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랜디 코미사가 쓴, '사업으로 본 인생론'같은 책이다. 
funerals.com이란 스타트업 기업의 투자요청을 소재로 사업이란 무엇인지, 왜 돈을 벌려고 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과 답이 필요함을 얘기한다. 

문제는 '1단계, 해야만 하는 것을 해라 2단계, 하고 싶은 것을 해라'는 사고 방식 자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별개로 구분하고 있다는 데 있다. 왜 그래야만 할까?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고 방식이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힘 있을 때 열심히 벌어서 노년에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고 살자는 게 장삼이사들의 생각이 아닌가?

'미뤄놓은 인생 설계'대로 산다는 것은, 1단계에서 내 본 모습이나 관심사와는 별개인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돈을 버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은 원래 별개일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것이 일치하는 행복한 경우는 매우 예외적인, 행복한 사례가 아닌가. 
물론 해야만 하는 것을 우선하거나 하고 싶은 것이나 좋아하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을 우선하라는 일반적인 충고도 틀린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는가. 
하지만, 그런 순위 설정에 깔려 있는 '고진감래'식의 사고 방식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의 고통은 당연한 것, 또는 오늘 고통이 없으면 내일 행복은 없다는 식의 생각은, 행복이란 게 어느 단계를 넘어섰을 때 얻을 수 있는 물건이나, 조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처럼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면, 다행히도 정작 돈도 벌고 집도 사고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막상 행복하게 살고자 했을 때는 무엇이 행복인지 모르고, 왜 그렇게 살아왔는지를 찾지 못한다. 

의지와 열정은 판이하게 다르다....열정이란, 저항할 수 조차 없이 어떤 것으로 당신 자신을 끌어가는 것을 말한다. 반면 의지란, 책임감 또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일에 의해 떠밀려가는 것이다. 만약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 그 차이를 알 수 없다. 

뜨끔하다. 나는 과연 의지와 열정의 차이를 알고 있는지... 그래서 사업을 할지 직장을 구할지 어떤 직업을, 어떤 활동에서 내가 열정이 솟구치고 강력한 비전을 만들어내는지를 알고 있는지...
어쩌면 책임감과 당위를 따르는 의지를 계속 열정 비슷한 무엇으로 생각한 건 아닌지 계속 생각하게 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왜 예전처럼 밤샘을 밥먹듯이 해도 마냥 즐겁고 에너지가 넘치던 그때처럼 일을 하지 못하는지가 의문이었다. 
상황에 떠밀려, 책임감으로 시작한 사업이라서 그랬던 건 아닐까? 
저자의 말처럼, 내가 사업을 하던 때는 돈이 목적이 아니라 결과였고 구성원들과 함께 자부심을 느낄 비전을 나름대로 공유하면서 6년을 버텼다고 생각한다. 다만, 모두 경험이 없고 어렸으며 존립의 근거를 만들어 낼 수익모델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실력과 열정, 그리고 비전을 공유하는 동지적 결합, 이 셋의 행복한 결합만이 성공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창업을 생각하는 이들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며, 직장에 매여 사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알게모르게 우리가 미뤄놓고 사는 삶의 근본적인 이유, 돈을 버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곱씹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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