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유의 책이 꾸준히 나온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책소개에 나오는 말이다. 


"이 책은 책상 위에서 쓰인 탁상공론이 아니다. 저자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동화홀딩스(주)에서 일하면서 6년 3개월 만에 사장까지 5계급 초고속 승진을 했고 입사 5년 만에 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뉴질랜드 4개 법인을 총괄 경영하는 CEO가 됐다. 그가 그런 눈부신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인간 중심의 경영방법이 담겨 있다."


많은 경영자들이 아직도 사람을 믿고 맡기면 통제가 안되고 배신을 당하고 성과가 나오지 않으며 결국 회사가 망한다고 믿고 있다. 유일하게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은 오직 사장 본인 혼자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에게 '왜'라는 자문을 해보길 권한다. 


인간은 누구나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어하고 존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가치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가치있는 비전을 공유하고 일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정렬된다면 조직은 열정과 에너지, 생명력을 가지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은 가치있는 일에 목숨을 건다'는 것, 누구의 감시와 통제가 없이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일을 하는 존재라는 걸 기본 철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철학을 바탕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고 월등한 성과를 낸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원칙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를 외치며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지도 어느덧 44년이 흘렀다. 그리고, "노동자도 사람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 "함께 살자"는 절박한 외침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현장에서 노동자가 외치는 것이 생존과 인권의 차원이라면, 기업 경영에서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하고 있는 인간중심, 인간존중의 조직운영은 개인의 행복과 조직의 성과가 떨어질 수 없다는 관점이다. 


이것은 산업사회의 발전과도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량생산 대량 소비의 시대에는 단위 시간당 가능한 많은 물건을 찍어내는 것이 중요했고, 인간은 기계처럼 주어진 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계처럼 일해야 하는 노동자에게서 최대한의 성과를 뽑아내기 위해, 눈앞에 당근을 매달아 놓고 뒤에서 열심히 채찍질을 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사람은 감시와 통제가 없으면 농땡이를 피운다는 X 이론은 이런 점에서는 적절했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기업이 이런 관점에서 각종 통제와 관리 절차, 기법, 성과 평가와 보상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걸 자기 실현적 예언이라고 할까. 일을 해야 하는 이유나 의미를 모르는 데 주인 의식을 갖고 주체적으로 적극적으로 일을 한다는 건 가능하지 않다. 그러다보니 감시하고 관리하고 통제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지식산업 시대는 그런 식의 규율과 통제로서는 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없다. 인간의 주체성과 자발성을 존중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열정과 지식의 잠재력을 끌어내지 않고서는 경쟁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 


"억눌려 있던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분출시켜 조직이 강력한 힘을 내게 하려면 절대적인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그 힘이 분출되는 방향성에 관한 것이다. 조직이 지향하는 바, 조직의 가치와 구체적이고 뚜렷한 목표에 대한 정확한 방향의 일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구호나 강압, 명령, 지시와 같은 수직적, 권위적 방법으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 말그대로 계급장 떼고 개방적 자세와 열린 마음으로 생각을 주고 받을 때만이 가능하다. 


리더의 힘은 자리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직원이 주체적이지 못하고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직 리더로서 역량이 부족한 탓이다.      

부하 직원은 야단치고 윽박지르고 눈물 콧물을 쏙 빼놓아야 상사로서 카리스마도 있고 능력도 있다는 식의 변태적인 리더십(?)이 의외로 많이 퍼져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보스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인간중심의 경영은 '그럼에도' 성공한 사례가 아니라, 그렇게 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세상은 이미 그렇게 바뀌고 있다. 

 “회사는 직원들의 물질적 정신적 행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이나모리 가즈오)는 기업관이 우리나라에서도 상식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그리고 직원을 일회용 소모품 정도로 생각하는 경영자에게는 책에 나오는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인간은 대체할 수 있는 기계가 아니다" 


P.S) 이 책에서 딱 한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구절이 있다. 이 책 맨 뒤에서 인용하는 철강왕 카네기의 묘비명이다. 
"자기보다 유능한 사람들이 자기를 위해 일하게 할 줄 알았던 사람, 여기 잠들다" 
리더는 자기를 위해 남이 대신 일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다. 같은 뜻을 품고 같은 곳을 보면서 함께 가는 동지이다. 


Posted by 티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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