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우선주의(하버드가 인정한 신 경영 전략)

저자
비니트 나야르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1-04-22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하버드가 인정한 인도 최고 IT 기업의 혁신 경영 전략! 직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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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서적을 읽으면서 종종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은 원칙이나 이상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대안을 만들고 실현하는 모습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비니트 나야르가 인도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HCL 테크놀로지스(HCLT)의 신임 CEO가 되어,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안으로는 심각하게 곪아있던 조직을 5년 동안 혁신한 과정을 보여준다.  ‘직원이 먼저, 고객은 다음 Employees First, Customers Second'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직원 우선주의의 여정을 설명한다. 
저자는 무엇보다 기존 수직적 조직구조의 문제점을 아프게 꼬집는다. 물론 '사장만 모르고 직원은 다 아는' 비밀일 뿐이지만. 

"전통적인 조직구조에서 가치지대(Value Zone)는 대개 계층구조의 가장 아래에 자리하며, 회사에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하는 직원들은 그곳에 위치한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이렇게 가치를 창출하는 직원들은 대개 가치지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않는 상급자 혹은 '정책부서'의 관리자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문제는 '신의 손'에 있었다. 말하자면 '상사가 방해를 한다'는 것이다...이는 그들이 피라미드 꼭대기에 앉아 있는 자신이 조직 전체를 더 잘 보고, 이득이 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기 때문이다. "

조직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위의 두번째 말이 무슨 뜻인지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장 깊이 있고 폭넓게 조직을 보고 있다는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착각에 대해 저자의 더 신랄한 비판도 있다. 예를 들면, 잭 웰치를 비꼰 이런 문장이다.  

CEO는 더 이상 저녁을 먹으면서 종이 냅킨에 전략을 갈겨쓰는 사람으로 지낼 수 없다. 그는 더 이상 멋진 말솜씨로 동기를 부여하려고 대중 앞에 서는 사람으로 지낼 수 없다. 
...CEO의 역할은 직원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고, 그들이 자신만의 지혜를 발견하고, 자신의 일에 완전히 몰두하고, 변화를 일으킬 책임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이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저자가 이 대기업 조직의 최종 목표를 애초부터 "자치적이고 자기조직화된 회사"로 만들고자 했다는 것이고, 지금도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대안적인 조직 운영에 대해서 흔히 나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저자가 부록으로 꼼꼼히 반박해두었다. '경기가 좋을 때나 가능하다', '회사의 성과와는 관계없다'와 같은 가장 흔한 비판들 말이다. 

무엇보다 이런 반박이 힘을 갖는 것은 실제 이 회사가 보여준 성과들 때문이다. 
저자가 부임한 2005년부터 조직을 개혁하기 시작하면서 2009년까지 거둔 경영성과가 그것이다.  4년동안 매출 3배 상승, 영업이익 3배 상승, 직원만족도 70% 상승, 이직률 50% 감소의 실적, 더구나 미국발 세계금융위기로 전세계가 휘청거리던 2008년에도 300% 성장을 이루었다. 

한편, '국내용'으로 나오는 흔한 비판중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시기상조다'라는 것도 추가할 수 있을 듯 하다. 왜냐하면 그동안 이런 혁신적인 사례들이 주로 미국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스트라는 이천년을 이어온 뿌리깊은 신분제도가 살아 있는 인도에서도 이런 기업이 가능하다는 것은 무슨 핑계로도 부정하기 힘든 분명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남은 것은 믿음과 용기가 아닐까 싶다. 물론 단지 의지만으로 그런 회사를 만들 수는 없으며, 기존 조직보다 더 많은 노력과 치열함, 냉정함이 요구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수평적이고 자치적인 조직을 만들 수 있고, 그런 조직은 먹고 살기 위해 인생의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하는 밥벌이의 장소가 아니라, 삶의 의미를 만들어나가는 터전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조직을 간절히 바라는 리더의 용기와 믿음말이다. 
 
다른 길을 걸으려면 용기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당신과 함께 걷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다...그 걸음을 그럴 만한 가치가 있게 만드는 것은 결국 성공이 아니라 행동 그 자체다. 

특히, 나는 이런 조직 운영과 철학은 기업은 물론이지만 일반 조직의 리더들이 더 진지하게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치를 지향하며 만든 많은 사회단체들은 필수적으로 이런 사례들을 연구하고 자신의 조직 운영에 적용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존과 수익에 민감하고 조직 운영이나 경영이 이미 하나의 분야로서 자리잡고 있는 기업에서는 이런 식의 혁명적이며 진보적인 조직 운영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 그리고 그런 실험과 성공사례들도 많다. 
하지만, 정작 사회단체에서는 여전히 구시대적 수직적 조직이 대부분이다. 사회에 기여하고 사회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도록 애쓰는 조직이, 정작 조직 구성원들의 열정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조직형태와는 거리가 먼 조직 구조라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사람들의 열정과 창의, 의욕이 살아 숨쉬는 그런 조직을 꿈꾸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Posted by 티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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