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는 '왜' 일하는 지를 공유하는 데 과도할 정도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마이다스 사람들이 일의 목표를 공유하면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왜'라는 질문이다. 그들은 '어떻게'보다 '왜' 일하는지가 먼저라고 말한다. 
'왜'라는 질문은 일의 목적을 분명하게 하고, 구성원들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며, 일을 수행하는 모든 과정에서 지침이 된다. 건물을 지을 때 시공 목적과 설계가 명확하면 시간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과 같다. 
- <우리가 꿈꾸는 회사> 중에서

회사 설립 7년만에 건설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선 강소기업 마이다스아이티의 업무 스타일을 언급한 내용이다. 

중소기업을 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 대기업과 맞붙어도 이길 수 있는 내공을 기를 수 있는 방법, 난 그게 '왜'라고 묻는 습관 하나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주입식 교육의 가장 큰 폐해는 '왜'라는 질문을 금지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왜' 이게 답이어야 하는가, '왜' 이런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풀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금지되고, 오직 이미  나와 있는 답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만 집중하며, 나와 있는 답을 잘 외우는 학생이 우수하다는 게 상식으로 통하는 사회이다.  

창의성은 당연한 것을 새삼스럽게 바라보며 의문을 제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오래 전 '시크릿가든'이라는 드라마에서 현빈은 늘상 "이게 최선입니까?"를 묻는다. 결재판을 들고 온 임원은 이때마다 어쩔 줄 몰라한다. 이게 아니라 다른 건 왜 안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이전 회사에서 자율적인 성과 평가를 시행하면서 각자 자신들의 업무 목표와 달성 목표를 작성하게 했었다. 모두 나름대로 도전적이고 의욕적으로 목표를 수치화했다. 특별히 나무랄 데가 없었지만, 왜 이런 목표를 세웠는지가 보이지 않았다. 
가령, 회사와 관련한 기사가 월 1회 이상 나오도록 한다거나, 홈페이지 방문자를 지금보다 두배로 늘린다거나 하는 수치화된 목표는 있었다. 하지만, 왜 꼭 한달 1회여야 하는지, 왜 굳이 방문자를 더 늘려야 하는지, 그것이 목표 달성과 어떤 인과관계나 연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못했다. 

일을 할 때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왜'라는 질문에 답을 얻어야만 그 일의 목적이 나오고 달성할 목표가 뚜렷하게 나온다. 그래야 핵심이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추진할 수 있고, 수정을 하더라도 그 이유를 분명히 할 수 있게 된다. 
'왜'라는 질문은 빠진 채, 바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로 넘어가는 순간, 사람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일에 끌려가게 된다. 
상사의 변덕스러운 의견에, 동료들의 그럴 듯한 아이디어에, 막연히 감과 직급에 눌려 일의 추진 방향이 바뀌게 된다. 
'왜'가 없는 '어떻게'에 집중하다보니 일을 마친 뒤에도 그 일이 성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평가할 근거가 약하다. 문제없이 무난하게 잘 진행됐으면 그걸로 만족한다. 즉 실무는 잘 처리했고 경험도 쌓였으나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같은 일을 좀더 낫게 할 수 있는 계기는 되지 못한다. 

사장부터 이 습관이 붙어야 하고 그것이 전사적으로 기업의 문화로 자리잡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스스로가 왜에 대한 답변을 찾는 과정에서 굳이 누구의 간섭이나 세세한 지시가 없어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그리고 자신있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조직은 바로 '왜'라고 질문하는 습관에서 시작한다. 

대부분 이런 습관이 붙어 있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이런 식으로 일을 시작하다보면 매우 힘들고 막막하고 답답하다. 특히 윗사람들이...
그냥 까라면 까야지 꼬치꼬치 따져서 그 이유를 밝힌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평생 실무를 붙잡고 하나하나 체크하고 가르치고 싶지 않다면, 일이 많아서 힘들다느니, 믿고 맡길 만한 직원이 없다는 둥 한탄하고 싶지 않다면 참고 적응해보기를 권한다. 

당장 상사 자신부터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부터 물어보자. 본인이 그 이유를 모르는 데 부하 직원에게 어떻게 제대로 업무를 지시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왜'의 '왜'의 '왜'까지. 더 이상 '왜'라는 의문이 붙을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뚜렷하게 이유를 밝히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오히려 속도감있게 일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유가 분명해지면 그것이 곧 목적이 되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목표도 뚜렷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뒤따르게 된다. 이렇게 추진하는 업무의 기획안은 누가봐도 기승전결이 자연스럽고, 논리가 쉽게 이해된다. 

'왜'라는 질문은 첫 단추와 비슷하다. 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않고 나머지 단추를 아무리 열심히 꿰어 봐야 노력한 만큼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Posted by 티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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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나 조직이나 허리가 강해야 제대로 힘을 쓸 수가 있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덩치가 크다 하더라도 허리가 부실하면 제대로 힘을 쓸 수 없다. 
아무리 사장이 똑똑하고 멀티플레이어라 할지라도 언제까지 혼자서 모든 걸 도맡아 처리할 수는 없다. 직원이 몇명되지 않을 때는 사장이 주도적으로 모든 걸 끌고나가는 것이 필요하고 효율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규모가 점점 커질수록 실무는 담당자에게 위임하고 사장은 경영에 좀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즉, 서서히 자신의 직급과 직책에 맞는 일을 나눠서 맡아가야 한다. 

문제는 직급/직책에 걸맞는 일을 맡거나 맡겨야 하는데 아직 그것을 감당할 능력이 안될 때이다. 반대로, 사장이나 윗사람이 보기에는 부하 직원에게 일을 넘겼을 때 자기가 하던 만큼의 처리 속도나 수준이 나오지 않아서 답답해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그 꼴을 참지 못하고 결국 자기가 다시 일을 가져와버리고 부하 직원에게는 지시사항만 처리하게 하는 경우도 흔하다. 

어느 경우든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일은 일부 몇몇 사람에게 몰리고 효율은 떨어지며 조직 전체적으로는 지속적인 성과를 올리기가 쉽지 않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조직의 역량이 몇몇 핵심 인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다보니 조직은 약하고 개인의 힘만 커지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에서 십년을 넘게 일을 해도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을 기회는 많지 않다. 조직에서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니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도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임기응변과 경험, 스킬은 늘어나지만 질적 업그레이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데, 현장에서 경험하고 배우는 다양한 업무들을 제대로 된 지식으로 정리하지는 못한다. 우물 안의 달인이 될 수는 있지만 자신만의 관점과 시각을 지닌 업무의 고수가 되지는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경력직 사원을 충원하게 되면, 조직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조직을 맞출 것을 요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과 오해, 불신들이 자라난다. 

이것을 풀어나가는 첫 단추는 어쩌면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다. 
직원이 들어오면 간단한 OT부터 하자. 대기업처럼 몇박 몇일짜리 연수를 할 수는 없지만, 며칠, 아니 하루라도 시간을 비워서 입사한 직원에게 교육을 진행하는 게 좋다. 기업의 비전, 사명, 인재상처럼 기업문화와 관련된 것들은 입사 초기에 제대로 공유하는 게 좋다.  그리고, 주요 사업분야와 제품, 조직도와 담당 업무, 결의서나 기안서 쓰는 법 같은 실무적인 것까지 쭉 알려줘서 조직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리고, 기획, 인사, 마케팅, 개발, 영업 같은 업무별 직무교육이나, 팀장, 부장, 임원 등 직급/직책별 교육도 필요하다. 한달짜리 연수를 말하는 게 아니라 하루 몇시간짜리, 또는 일주일짜리 온라인 교육도 좋다.  
여기서 우선 순위를 굳이 정하라고 한다면, 회사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역량 강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목표는 당장 실무에 써먹을 수 있는 것을 배우는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내가 모르는 게 많다는 걸 깨닫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른다는 걸 알아야 스스로 알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업무 역량도 올라가고, 자신의 위치와 직무에 걸맞게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회사에서 교육을 안시켜준다고 불만스러워 하는 직원도 문제지만, 그런 교육에 들일 시간과 비용이 아깝다고 여기는 경영자도 문제이기는 마찬가지다. 
사람을 핵심 자원이 아니라 비용으로 본다면 당장 아웃풋이 보이지 않는 교육에 굳이 투자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또한 매우 빡빡한 인력 구성으로 하루벌어 하루 먹고사는 중소기업 처지에서 역량 계발을 위해서 따로 시간과 비용을 들인다는 게 말처럼 마음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좀더 여유가 있을 때 하자며 뒤로 미루게 되지만, 막상 여유가 생기는 때가 오더라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즉, 이것은 상황이나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이고 습관이고 문화다. 

가뜩이나 직급 인플레가 심한 중소기업에서는 직급과 실제 역량 사이의 괴리를 최대한 줄여나가는 것이 조직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Posted by 티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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